김지희의 CoolHot



참 마초적인 영화지만, 이상하게도 마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영화다. 그건 느끼하지 않으며 도회적 이미지를 가진 두 배우의 시크한 매력 덕분일 것이다. 게다가 이런 훈훈한 기럭지와 얼굴을 보는데에 대한 시각적 만족감뿐만 아니라, 거친 본능을 가진 두 배우의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봉감독이 터뜨리는 유머 등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한다. 신인 감독인 장훈은 <추격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흥미로운 두 남자의 대결을 멋지게 완성해보였다.

! 끝부분에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영화는 영화다’는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이자, 조폭·액션영화이면서, 두 남자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깡패와 배우가 함께 영화를 찍으며 실제처럼 싸운다는 줄거리를 담았다. 서로 영역을 넘나드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경계타기와 영화 속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액자식 구성이 흥미롭다.

김기덕 감독의 제자인 장훈 감독의 데뷔작이자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소지섭과 강지환이 주연을 맡았다. 두 배우는 이번 작품이 첫 영화데뷔작은 아니지만, 이전 작품들이 워낙 미미했던 터라 이 작품으로 제대로 된 영화 필모그래피를 시작하게 됐다. 특히, 한류스타 소지섭은 군 제대 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 팬들에게는 더욱 반갑다. 스타가 출연했어도 저예산 영화인 탓에 화면은 약간 거친 느낌도 있다. 하지만 소위 ‘기럭지’가 길고 스타일리시한 두 배우의 실루엣은 세련된 화면을 선사한다.

두 남자가 있다. 유명 배우 수타(강지환)는 톱스타이지만 다혈질에 깡패 못지않은 더러운 성격이다. 조폭 2인자 강패(소지섭)는 배우 못지않은 폼나는 외모를 지녔고 한때 배우를 꿈꿨지만 현재는 깡패일 뿐이다. 조폭 영화를 찍고 있던 수타는 촬영 중 실제로 상대 배우를 폭행하고 만다. 상대역으로 어느 배우도 나서지 않고 영화 제작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수타는 전에 우연히 만났던 강패에게 영화 출연을 제안한다. 강패는 출연을 수락하는 대신 영화 속 싸움 신은 실제로 싸울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이렇게 해서 배우와 깡패가 한 영화를 찍으면서 실제로 격투를 벌이는 사태가 벌어진다. 수타는 흉내만 내는 액션이 아니라 진짜 깡패처럼 실제 싸움을 하고, 강패는 조폭이면서 배우처럼 조폭 연기를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입장이자 동일한 위치에서 깡패와 배우의 경계를 넘나든다. 영화 역시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제목인 ‘영화는 영화다’라는 문구는 마지막 파국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현실은 영화처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수타와 강패, 나아가 관객들은 망치로 머리를 맞듯이 깨닫게 된다. 이 마지막 장면은 현실은 영화처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 더불어 무척 극적이어서 이어 마지막 화면이 스크린 화면으로 전환된다. 아마도 감독이 극단의 결말에 대해 불만 있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영화는 영화다’인 듯싶다.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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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09/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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