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작 ‘잃어버린 시간들을 찾아서’ 중 ‘갇힌 여인’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우리 영화와 할리우드 대작의 공세 속에 작은 예술 영화를 내보이며 틈새 관객을 공략해 온 필름포럼이 오는 23일 샹탈 아커만 감독의 ‘갇힌 여인’을 개봉한다.
부유한 작가 지망생 시몬은 화려한 아파트에서 할머니와 하녀,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 아리안과 함께 산다. 시몬은 아리안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가 여자친구와 레즈비언식 바람을 핀다고 의심한다. 아리안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싶어하는 시몬은 아리안의 뒤를 몰래 쫓기도 하고 사소한 하루 하루의 일상까지 캐물으며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인다.
사랑하지만 완벽하게 가질 수 없는 한 여인에 대한 남자의 집착과는 반대로 여자는 이에 대해 화내지도 않고 ‘당신 좋을 대로’ 하게 한다. 서로 사랑하지만 함께 있으면 불안감과 긴장감이 감도는 이 기이한 연인 관계는 결국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갇힌 여인’은 프루스트의 모두 7편으로 구성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운데 다섯 번 째 이야기로, 유럽의 최고 여감독 중 하나인 샹탈 아커만이 메가폰을 잡고 배경을 현대로 바꿨다. 아커만 감독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펜스와 감수성을 끌어들여 고요한 가운데 긴장감이 영화 전편에 흐르도록 했다.
영화는 남자주인공 시몬의 관점에 따라 진행되며 남성들의 자기중심적인 환상과 엿보기 심리, 환영과 현실의 대립 등을 담고 있다.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고풍스런 집과 건물을 배경으로 무미건조한 톤의 대사 속에서 긴장감은 팽팽히 유지된다. 여기에 라흐마니노프와 슈베르트의 장중한 음악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긴장감을 더욱 높인다.
또 무심한 듯하면서도 순진하게 느껴지는 여주인공을 연기한 실비 테스튀는 이 영화의 숨은 매력이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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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5/12/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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