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2005.2.19 에 쓴 글입니다.]



2004년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 주드 로. 이번 겨울에는 주드 로가 출연하는 영화가 잇달아 개봉했다. '나를 책임져, 알피' '클로저', 그리고 조연으로 출연하는 '에비에이터' 등.

주드 로의 풍작 속에 '클로저'를 보면서 섹시한 주드 로의 모습과 함께 로맨틱 영화의 여왕 줄리아 로버츠,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 등의 호화 캐스트가 빚어낸 로맨틱한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지도 모른다.

일단, 영화는 할리우드식의 달콤한 로맨틱 영화 이야기도 또는 격정적이면서 스릴 있는 운명적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 보는 중간 코믹적인 요소도 있고, 이런 저런 대사의 향연이 펼쳐지고, 인간들의 추한 모습도 숨김 없이 보여주는 일종의 '유럽식' 영화다.

런던에 처음 온 스트립걸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와 부고 담당 기자 댄(주드 로)은 수많은 사람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다. 서로에게 눈길을 꽂으며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두 사람은 앨리스의 작은 교통 사고를 통해 맺어진다. 댄은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앨리스와 단 몇 분만에 이렇게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같은 사랑은 황당하게도 영화 시작 몇분만에 위기가 온다. 물론, 그동안 앨리스와 댄은 동거를 하고, 댄은 앨리스를 소재로 소설을 썼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이 영화는 사랑의 진행 과정, 또는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설레임 등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잔인하게도 처음 만난 순간과 위기의 과정만 보여줄 뿐이다.

어쨌든, 댄은 자신의 사진을 찍어준 안나에게 또다시 첫 눈에 반한다. 하지만 댄의 장난으로 어처구니 없게도 안나와 또다른 남자 래리가 맺어지게 된다. 이들의 만남도 낯선 사람들끼리의 우연의 극치이기는 마찬가지. 안나는 래리와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댄과 불륜의 관계를 계속 맺는다.

댄과 안나가 서로의 파트너를 두고도 남몰래 만났다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커플의 관계도 파경을 맞는다.

"너를 사랑하지만 더 행복해지고 싶어"라며 어쩔 수 없었다는 댄의 말에 앨리스는 "숙명처럼 말하네. 사랑은 순간의 선택이야. 거부할 수도 있는 거라고"라고 말한다.

결국, 댄과 안나는 각자의 파트너와 헤어지고 '진실한' 사랑을 찾게 된다....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안나가 거래처럼 래리와 잤다는 사실이 또 이들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간다. 안나는 다시 래리에게 돌아가고, 댄은 안나를 되찾을 수 없게 되자 다시 앨리스를 찾는다. 그리고 또다시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한마디로 '클로저'는 운명적인 사랑, 진실한 사랑 그런 것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져주는 영화다. 영화는 우연처럼 만나 첫눈에 반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는 동시에 등장인물들은 '너를 사랑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내뱉으며 또 '진실'에 집착한다.
하지만 영화 속 진실은 내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섹스를 했느냐이다. 특히, 영화 속 두 남자는 자신의 파트너가 다른 남자와 잤는가(어디서 언제 어떻게 좋았는지 등등 시시콜콜하게)라는 '진실'에 목맨다. 하지만 그 진실이 밝혀진 뒤 먼저 떠나는 쪽은 여자다.

그리고 앨리스는 떠난다. 아니 제인은. 그녀의 본명은 사실 제인이었다. 스트립 클럽에서 래리가 "이름이 뭐냐"라고 물을 때 제인이라고 대답했던 것이 사실은 '진실'이었던 것이다. 앨리스는 댄을 사랑했지만 댄이 아닌 래리에게 자신의 본명을 밝혔다.
런던을 떠나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앨리스. 슬픈듯 또는 홀가분한듯한 표정의 나탈리 포트만이 도시 거리를 걷는다.
그녀는 새 이름으로 낯선 곳에서 새 삶을 살고자 했던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낯선 이름으로 낯선 곳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 온 것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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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5/10/1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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