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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13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죽음에 대한 자각은 인간을 더욱 치열하게 살도록 만든다"
식상하고도 당연한 얘기겠지만, 죽음이 코앞에 있다면 하루하루 지겹고 평범하게 보내는 단 하루에도 우리는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의미있게 살려고 할 것이다. 이 소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삶의 소중함, 삶에 대한 열정을 가르쳐주는 소설이다.

참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요즘 우리 서점가에 댄 브라운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이었다. 참 매혹적인 작품이었다.

제목처럼 주인공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한다. 스물 네 살의 예쁘고 젊은 앞날이 창창한 여자지만, 베로니카는 우울증이나 삶의 절망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이 너무 뻔하고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냥 삶을 끝내기로 결심한다. 죽기 위해 수면제를 다량 먹고 의식을 잃은 베로니카는 '빌레트'라는 정신병원에서 눈을 뜬다. 그리고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앞으로 일주일 가량.

죽지 못한 것을 원망하던 베로니카는 정신병원의 '미친 사람들'(이들이 과연 미친것일까 의심하게 하는 인물들- 제드카, 마리아, 에뒤아르)을 만나고 이들과 얘기하면서 삶에 대한 욕망을 느낀다.
또 죽음이 눈앞에 닥친 젊은 아가씨를 보면서 이들 역시 자신의 삶을 다시 평가하며 삶의 의지를 느낀다.
소설 속 반전의 열쇠를 가진 이고르 박사가 쓰게 될 논문 소제목인 '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가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한다'는 바로 이 소설 전체의 주제가 된다.

모든 훌륭한 문학 작품이 그러하듯, 이 소설 역시 삶과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녔다. 또 가끔씩 누구나 느끼는 삶의 부조리에 대한 것,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인간이 느끼는 유혹과 갈등을 보여준다.

또 한 가지, 이 소설이 흥미로운 점은 '광기'를 아주 따뜻하게 정상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제드카가 베로니카에게 얘기해준 '왕과 우물' 이야기에서처럼 빌레트 밖과 안의 사람들 중에 정말로 미친 사람들은 누구인지, 또는 미친 사람과 미치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이 '광기'가 진정 자유로운 영혼과 열정 있는 삶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과 광기, 피아노. 주인공이 전환을 맞게 되는 이 연결고리는 참으로 낭만적이고 매혹적이다.

<왕과 우물 이야기>

"한 왕국을 무너뜨리려고 마음먹은 마법사가 있었어. 그는 그 왕국의 백성 모두가 물을 길어 먹는 우물에 묘약을 풀었어. 그 물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미쳐버리는 묘약을 말이야.
이튿날, 아침, 물을 마신 백성들이 모두 미쳐버렸어. 왕만 빼놓고 말이지. 왕과 그 가족을 위한 우물은 따로 있어서, 마법사도 접근할 수가 없었거든. 불안해진 왕은 백성들을 통제하기 위해 안전과 공중 위생에 관한 일련의 조치들을 내렸어. 그런데 관리들과 경찰들도 이미 독이 든 물을 마신 상태였어. 왕의 조치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한 그들은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지.
왕의 칙령을 접한 백성들은 왕이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확신했어. 그래서 모두들 궁궐로 몰려가 함성을 지르며 왕에게 물러날 것을 요구했지.
절망에 빠진 왕은 왕위를 떠날 준비를 했어. 그런데 왕비가 말렸지. '우리도 우물로 가서 그 물을 마셔요. 그러면, 우리도 그들과 똑같아질 거예요.' 왕비가 이렇게 제안했어.
그래서 왕과 왕비는 독이 든 물을 마셨고, 이내 정신나간 말들을 하기 시작했지. 그러자 백성들은 마음을 돌렸어. 그처럼 크나큰 지혜를 보여준 왕을 무엇 때문에 쫓아내겠어?
그 왕국엔 다시 평화가 찾아왔어. 백성들이 이웃나라 백성들과는 전혀 딴판으로 행동하기는 했지만 말이야. 그리고 왕은 죽는 날까지 왕좌를 지킬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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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책은 나의힘 l 2005/12/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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