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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24 마리 앙투아네트 & 베르사이유의 장미 (1)


마리 앙투와네트의 일생을 다룬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 Marie-Antoinette>가 5월 17일 우리나라에서 개봉한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연출을, 스파이더맨의 연인 커스틴 던스트가 마리 앙투아네트 역을 맡았다.

송혜교가 황진이를 연기하는 것 만큼이나 스물 네 살의 여배우 커스틴 던스트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기하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철없고 발랄한 왕비 역을 하기엔 젊은 그녀가 적역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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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

마리 앙투아네트 조제프 잔느 드 로렌느 오트리쉬.

이 길고 긴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스스로 놀라고 있다. -_-;;  내가 처음 마리 앙투아네트를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통해서였다. 만화 속에서 프랑스 왕비가 되기 전 오스트리아 공주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름은 저렇게 길었다. (하지만 결혼 전 앙투아네트의 이름이 저랬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또 다른 출처에 따르면 그녀의 이름은 Maria Antonia Josefa Johanna von Habsburg-Lothringen 이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프랑스 대혁명 전후를 배경으로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다. 여기에 마리 앙투아네트 뿐만 아니라 그녀의 연인인 페르젠 백작, 그리고 가상의 인물인 오스칼까지 격랑의 역사 속에 놓인 세 사람의 운명을 그렸다.  

반짝반짝거리는 큰 눈에 기다란 팔과 다리 등 순정만화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그림체와 왕궁과 프랑스 대혁명 등 그 거대하고 극적인 서사에 홀딱 반해 난 한동안 이 만화에 빠져 살았었다. 70년대 이케다 리요코 원작의 일본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현재까지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거장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는 비디오로도 출시돼 있으며 KBS의 "숲속에 이름없이 피어있는 꽃이라면~~"으로 시작하는 주제가로도 유명하다.)

이 일본만화 속의 마리 앙투아네트. 순정만화 특유의 반짝반짝 커다란 눈과 화려한 액세서리, 그리고 뒷배경에 있는 꽃들이 70년대 순정만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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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 마리 앙투와네트는 어떻게 생겼을까?

10여년 전 실제 베르사이유 궁에 갔을 때, 여고생인 나는 이 만화를 떠올리며 베르사이유 궁 모든 공간에 등장인물들을 대입해가면서 구경했었다.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 그림이 담긴 엽서도 잔뜩 샀다. 만화처럼은 아니더라도 예쁜 얼굴을 상상했다가 초상화를 보고 급실망했던 기억도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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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그 영욕의 삶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마리 앙투아네트는 1755년 오스트리아 여제인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로 비엔나의 호프부르크 왕궁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정치적인 이유로 훗날 루이 16세가 되는 프랑스 황태자와 결혼한다. 그때 그녀의 나이 겨우 14세였다.

다이애나 영국 황태자비가 대중적 인기가 많았던 것처럼 마리 앙투아네트도 처음 프랑스로 왔을 땐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척박해지는 프랑스 현실을 외면한 채 화려한 궁중생활을 즐기던 그녀는 결국 군중들에 의해 왕비 지위를 박탈당하고 교수형에 당하는 비극을 맞는다.

후세 사람들에게 그녀가 유명한 것은 화려함과 사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연애 스캔들도 대중들의 흥미를 당기는 요소 중 하나다. 그녀는 남편이 있는 몸이었지만 스웨덴 출신의 페르젠 백작을  연인으로 두었다. 일부에선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 백작이 육체적 관계까지맺었다고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두 사람이 육체적 관계는 맺지 않은 플라토닉한 관계였다고 얘기한다. 당시도 그렇고 현재까지 일부에서는 그녀의 둘째 아들인 루이 샤를르가 루이 16세가 아닌, 페르젠의 아들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증거는 전혀 없으며, 최근의 학자들은 이를 근거 없는 사실로 보고 있다.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에도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10여년전 수십번 읽었던 만화책의 기억을 떠롤려보면.... 순진하고 착한 루이 16세가 "당신의 둘째 아들은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라는 편지를 받는다. 이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폐하를 남편으로서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사랑하지만, 저는 한 여자로서 페르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단코 이 아이의 아버지는 폐하입니다. 맹세합니다."라고 울부짖으며 고백한다. 만화는 대충 이런 내용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부정(不貞)을 부정(否定)하고 있다.

수려한 외모로 깔끔한 매너로 프랑스 왕비뿐만 아니라 귀족부인들을 설레게 했다는 한스 악셀 폰 페르젠 백작의 모습은? (역시 초상화는 실망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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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마리 앙투와네트>에서 페르젠의 모습이 훨씬 나아 보인다. 커스틴 던스트를 반하게 만드는 페르젠 역은 꽃미남 모델 제이미 도넌이 맡았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 두 사람은 10대 때(15세 또는 18세?) 가면무도회에서 처음 만나 약 20여년간 서로를 그리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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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애니메이션 속 페르젠은 매너 좋고 듬직한 꽃미남 모습이었다. 저 우수에 찬 눈빛... 그리고 뒷배경은 반짝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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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만화와 애니메이션 속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러브라인~!!
두 사람의 사랑은 용인될 수 없는, 감출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욱 애절한 사랑이었다.

만화에는 앙투아네트가 페르젠의 품에 안겨 "내가 프랑스 왕비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귀족집안 딸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_-;; 그땐 왕비라 더더욱 이혼할 수도 없고, 한 여자로서 앙투아네트는 정말 가엾은 여인이었을 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 등 각국 언어로 번역돼 있었다. 역시 콘텐츠가 강한 일본 망가의 힘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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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의 몰락과 최후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에 대한 공격으로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고, 결국 약 4년 뒤 루이 16세는 1793년 1월 21일 처형당했으며,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해 10월 16일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처형당하기 전 열린 재판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런 저런 많은 죄목을 뒤집어 썼다. 국고를 오스트리아로 빼돌리려 했다는 혐의, 왕을 죽이고 반역을 꾀하려했다는 혐의, 심지어 자신의 아들을 성적 학대했다는 누명까지. 특히 이 죄목에서 참을 수 없었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재판정에서 격하게 항의했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녀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던 방청객석의 여성들도 이 부분에서는 마리 앙투와네트를 지지했다고 한다. 앙투아네트가 아무리 미워도, 귀족이든 평민이든 모성은 같았던 것이다.

그녀의 말로는 너무 비참했다. 화려한 베르사이유 궁에서 모든 것을 누리던 그녀는 어두운 감옥에서 지내다가 초라한 모습으로 군중들이 보는 앞에서 끔찍하게 그 생을 마감했다. 연인인 페르젠을 비롯 일부 왕정파들이 그녀를 감옥에서 구해내려고 애썼지만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소설이나 만화에서 죽음을 앞둔 마리 앙투아네트는 끝까지 프랑스 여왕으로서의 위엄(dignity)을 지킨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만화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 루이 16세가 처형당하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슬픔 속에서도 자기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새로운 프랑스 왕이시여"라고 말한다.  

나폴레옹 대관식을 그린 신고전주의의 거장 자크 루이 다비드가 스케치한 '처형 당하기 전 마리 앙투와네트'. 아름다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초라한 노파같은 모습만이 남아 있다. 하지만 표정에서는 당당함과 위엄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가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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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 앞의 마리 앙투와네트와 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을 묘사한 당시의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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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부활하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살아 있는 동안 프랑스의 여왕으로서 아름다움의 상징이었지만, 혁명기엔 프랑스 군주제의 나쁜 점을 모두 뒤집어쓰고 '못된 오스트리아 계집'이 됐다. 하지만 프랑스 안팎의 왕실과 귀족들 사이에 그녀는 '못된' 평민들에게 희생당한 '순교자'로 통했다.

20세기 들어 마리 앙투아네트를 동정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해, 한 인간이자 여자로서 그녀의 삶을 다룬 소설, 영화 등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고 신분의 여성에서 죄인으로 급추락한 그녀의 드라마틱한 일생은 문학과 드라마의 훌륭한 소재가 됐다. 그 가운데 1932년 오스트리아 작가슈테판 쯔바이츠의 소설 <마리 앙트아네트>가 가장 유명하다. 또 이 작품을 영화화한 1938년 <마리 앙투아네트>는 당시로서는 막대한 돈을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였으며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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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전주의 이전 바로크 왕궁의 절정기를 들여다본다

21세기 들어서도 마리 앙투와네트의 삶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2001년에도 마리 앙투와네트에 관한 책 <Marie Antoinette: The Journey by Lady Antonia Fraser>이 출판됐으며, 이를 영화로 만든 것이 이번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2006년작이다.

어차피 다 아는 내용이라, 이 영화는 당시 유럽 최고의 황실이었던 프랑스 궁정 문화와 화려한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이 시대야말로 화려한 바로크 궁정과 로코코 의상의 절정기라고 볼 수 있겠다. 앙투아네트가 입은 드레스는 풍성한 치마와 주름, 리본, 꽃장식 등 화려함의 극치를 달린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폴레옹 시대 때는, 모두가 알다시피 여성 의복은 풍성하고 화려한 장식보다는 황후 조세핀이 입었던 드레스처럼 가슴 밑에서 아래로 바로 뚝 떨어지는 좀더 차분한 엠파이어 드레스(Empire Style 제국 양식)가 유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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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린 그림들

마리 앙투와네트의 다양한 초상화들. 역시나 드레스가 풍성하고 화려하다. 특히, 화려한 장식의 모자가 눈에 띈다. 멋도 멋이지만 얼마나 무거웠을까...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있는 초상화도 여러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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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오스칼

마리 앙투아네트를 일대기를 그린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만화 역사상 길이길이 남을 불후의 명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바로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이다. 오스칼은 여자로 태어났으되 남자로 살았으며, 귀족으로 태어났으되 평민으로서 삶을 마감한 열정적인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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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보고 당시 역사를 샅샅이 뒤졌는데, 마리 앙투아네트, 페르젠, 루이 16세, 마담 뒤바리,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 등 만화 속 모든 게 실제 역사였지만, 오스칼만이 가공의 인물이란 사실에 무척이나 실망했었다.

오스칼은 명망있는 귀족집안의 딸부잣집 막내로 태어났으나 아들을 바랐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남자로 키워진다. 그리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실 근위대에 들어가 군인이 된다. 아름다운 외모, 뛰어난 실력, 곧은 심성으로 마리 앙투아네트를 바로 옆에서 보좌하며 그녀의 총애를 얻는다.

하지만 귀족 출신임에도 당대 평민의 어려운 삶을 인식하고 혁명 사상에 동화된 그녀는, 결국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 공격하는데 앞장서게 된다. 귀족이며 왕실 근위대장이지만 그녀는 결국 가문과 왕실, 그리고 15세 때부터 20년간 모셔온 마리 앙투아네트를 배반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다 열정적인 죽음을 맞는다. 그녀 개인의 불꽃같은 삶 외에도 페르젠 백작과 심복 하인인 앙드레와의 러브라인도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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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4/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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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HIEN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 ^

    일단 글부터 읽고, 누가 이렇게 잘 정리해서 글을 썼나.. 위로 올라가보니 기자님이셨군요; 역시! 라고 생각해버렸어요. 호호-

    오랜만에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를 읽고 감동(...)해서 이것저것 찾아 읽던 중이었어요~^^ 다시 봐도 재미있네요.. 음.. 영화도 한 번 볼까나! >_<

    2008/11/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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